시화 및 영상詩

[스크랩] 동짓달 보름달

洪 海 里 2007. 1. 8. 05:04

 

 

 

동짓달 보름달

                                         洪 海 里

누가 빨아댔는지
입술이 얼얼하겠다
빨랫줄에 달빛이 하얗게 널려 있다

만건곤滿乾坤!

바지랑대가 빨랫줄을 팽팽히 떠받치고 있다
꼿꼿하다
화살이다 칼날이다
새파랗게 질린 하늘로 시위가 푸르르 떨고 있다

보름보름 부풀더니
푸른 기운을 저 혼자 울컥울컥
토해내는 달
저 하늘에 시위나겠다

철새 몇 마리 그리고 가는 곧은 길 위로
흰 빨래 옷가지 하나 흔들린다

지상에선
긴긴 밤 참이라도 드는지
별들이 빙 둘러앉아 눈을 반짝이고 있다
동치미 동이에 달이 풍덩 빠져 있다.

 

홍해리님의 세란의 뜰에서


출처 : 큰들 홍철희의 자연 읽기
글쓴이 : 큰들 원글보기
메모 : 동짓달 보름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