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詩人들』1987~1999

<우이동 시인들> 제2집 '합작시'「북한산」

洪 海 里 2008. 7. 2. 19:09

<우이동 시인들> 제2집『牛耳洞 · 2』

 

<合作詩>

 

북한산

 

내가 오르고 싶은 곳은 북한산

그곳에 오르면

결국 하늘까지 가게 된다

북한산에서 하늘까지는 우리집에서

북한산까지보다 훨씬 가까운 길이니까,

 

거기 반평으로 하늘을 펼쳐놓고

한 두어 시간쯤 기다리면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바위조차도 생명을 얻어 혜안이 트이고

막혔던 귀도 뚫리리.

 

마음이 가난한 자는

산의 말씀으로 살라 하고

나무의 말없음과 바위의 무거움  배우라 한다

맑은 물소리, 바람소리

배불리 먹으라 한다.

 

그리하여 나무가 되고 바위가 되고

산이 되어 하늘을 이면

내게서도 물괴 바람소리가 날까

오늘도 문을 나서며 너를 올려다보고

집에 들며 또 한번 바라보노니,

 

산이여, 사랑이여, 북한산이여,

우리들 혼을 푸는 크나큰 말씀,

등이 휘도록 山川草木 지고 가는

그대에게 아침 저녁 길을 물으며

못난 詩人 다섯 시늉하며 따라가네.

 

 

* 이번 합작시는 사전에 제목과 순서를 정하여 먼저 쓴 것을 이어받아

한 편의 작품으로 전개시킨 것으로 李生珍, 辛甲善, 채희문, 洪海里, 林步의

순서로 이룬 것임.

 

(우이동 시인들 제2집『牛耳洞 · 2』동천사, 1987. 9. 15. 값 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