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 시인들> 제1집
끝머리에 붙여
인수봉 아래 모여 살면서 자주 만나다 보니 牛文會(牛耳
文友會)란 명칭이 붙게 되어 이번『牛耳洞』이 탄생하게
되었다.
우리는 어떤 거창한 주의나 주장을 내세우지 안는다. 다
만 가까이서 서로를 지켜보면서 격려하고 자극을 받아 좀
더 분발하고 싶은 소박한 욕심뿐이다.
이번 작품집에 실린 시편들은 각자가 이제까지 노력한
성과 중에서 몇 편씩을 고르고 뒤에 두세 편의 신작을 모
았다.
우리들의 삶의 터전인 牛耳洞을 주제로 각자 5행 이내의
작품을 써서 한자리에 모자이크를 해본 合作詩는 앞뒤의
연결이 잘 되지 않는 면도 있으나 그런대로 부조화의 미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사전에 순서를 정한다든가 내용을 얘
기했더라면 좀더 짜임새 있고 보다 나은 시가 됐을 지도
모르나 우리는 무조건 써서 모아 보았다.
여기 실린 작품들이 대체로 자연을, 그것도 우이동을 주
제로 한 것이 많아 식상할 독자들이 있을 지도 모르겠으나
우리는 지역적인 만남의 인연를 이렇게 보여주는 것으로
만족하고자 한다.
이 어려운 시대에 우리의 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아무래도 시는 아름다워야 할 것이고 진실
의 표현이어야 하겠다. 바둥거려 봐야 무엇을 할 수 있겠
는가.
이번 시집을 엮어 주시는 동천사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우리도 자주 만나면서 더욱 분발코자 한다.
1987년 2월 일
牛文會 편집동인 일동
* (『牛耳洞』: 동천사, 1987. 3. 15. 140쪽, 정가 1,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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