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詩人들』1987~1999

<우이동 시인들> 제11집 합작시「牛耳洞 살리」

洪 海 里 2008. 7. 5. 07:04


<合作詩>

 

牛耳洞 살리

 

- 홍해리 / 임보 / 이생진 / 채희문


우리는 다시 태어나도 우이동 살리

가장 먼저 눈꽃 피어 소슬한 동네

가장 늦게 꽃이 벌어 향그런 마을

백운 인수 만경 비봉 젖무덤 아래

포근한 계곡 양지바른 우이동 살리.

 

洗耳泉 물소리 베개 맡에 두고

三角山 걸린 달 구름도 보며

도토리 무나물에 타는 불소주

童子놈 귓볼에 시도 갈기며

우이동 골짝 솔밭에 살리.

 

숲속을 거니는 林步 형도 숲이고

바윗돌에 앉아 뻐꾸기 소릴 듣는 희문 형도 뻐꾸기고

소나무 밑에 난초를 심는 海里 형도 난초다

나(生珍) 한세상 그들과 함께 사는 기쁨

저승에 가서도 하루 한 번씩 북한산에 오리라.

 

이처럼 죽어서도 떠나고 싶지 않는 곳

사람이 사는 동안 사람답게 살 만한 곳

저 혼탁하고 어지러운 풍진세파에서

우리 목숨 지켜줄 노아의 방주 같은 곳

우린 우리식으로 우리답게 우이동 살리.

 

'우이동 시인들' 제11집『그대 가슴에 딩동!』(1992)


*『우이동』제1집의 합작시 주제가 '우이동'이었다.

    이번 11집의 합작시 주제를 '우이동 살리'로 정하고 홍해리, 임보, 이생진, 채희문의 순서로 합작해 보았다.

    우리들은 북한산 골짜기 우이동을 사랑하며 우이동이 우이동일 수 있도록 지키리라.

 - 洪海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