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詩人들』1987~1999

<우이동 시인들> 제17집 '처음으로 함께 쓰는 후기'

洪 海 里 2008. 7. 7. 12:26

<우이동 시인들> 제17집『신부여 나의 신부여』

 

<끝머리에 부쳐>

 

처음으로 함께 쓰는 후기

 

  북한산 밑 우이동, 우이동은 좋은 곳이다. 산이 있고 나

무가 있고 꽃이 있고 새가 있고 시가 있고…… 봄이면

詩花祭, 가을이면 丹楓詩祭, 달마다 시낭송회, 시낭송 끝

나면 뒤풀이 마당. <甲山>은 값싼 곳. 신이 나면 '七甲山'

을 불러도 좋다.

                                                            <李 生 珍>

 

   <牛耳洞 詩人들>이 열일곱 번째의 詞華集을 묶게 된

다. 햇수로 따지면 9년째 접어든다. 이제는 무엇인가 牛

耳流의 詩風을 기대해 봄직도 하다. 며칠이 멀다 하고 얼

굴들을 맞대고 살아왔으니 모르는 사이에 서로가 서로들

을 많이 닮았으리라. 기왕이면 그 <牛耳詩風>이 세상을

좀더 맑고 밝게 할 수 있는 것이 되었으면 하고 기대해

본다.

                                                               <林 步>

 

   어쩌자고 진짜같은 가짜들이 온통 판을 치고 있는 것

일까. 어쩌자고 사람들은 겉만 하얗게 분칠을 하고 속은

한결같이 시커먼 굴뚝 속 같을까.

   어려서부터 듣고 배워 온 것은 "까마귀 싸우는 골에

백로야 가지 마라"였다. 그런데 요즘 세상엔 어디가 까

마귀 싸우지 않는 골인지 나로서는 잘 모르겠다.

   임보 시인은 우이동 시낭송회 뒤풀이 때마다 "꿈이로

다 꿈이로다"하며 구성지게 노래가락을 뽑는다. 그럴 때

마다 나는 이상하게도 구약성경 전도서 1장 2절의 "헛되

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를 떠올

리게 된다.

   그러면서도 우이동 4人組의 詩作業만은 그렇게 되지

않기를 빌고 싶어지는 것은 또 웬일일까.

                                                        <채 희 문>

 

   해마다 봄이 빨라지고 있다. 서울엔 봄과 가을이 오

는가 하면 떠나가고 만다. 금년도 봄이 빨라 작년보다 하

루 앞서 4월 9일(日)에 <북한산 詩花祭>를 올렸다. 북한

산이 더욱 청청하게 맑은 기운을 내뿜어 주기를 기원한

다.

   우리가 즐겨 부르는 <바위고개>의 사연이 담겨 있는

우이령의 확·포장 논란이 작년에 끝났는데도 일부 지방

에서 또다시 거론한다는 보도가 있다.

 제발 진달래꽃이 수줍은 자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다람

쥐가 숨쉬며 뛰놀 수 있는 우이령이길 바랄 뿐이다.

   지방 자치가 지역 이기주의를 뜻한다면 차라리 실시하

지 않는 것이 나으리라. 북한산은 서울의 산이요, 경기도

의 자연이다. 푸른 자연의 혜택은 우리의 목숨과 직결되

는 귀중한 재산이다. 이 소중한 보화를 지키는 일에 우리

모두가 배전의 노력을경주해야 할 때가 왔다.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시인들로 이제 부끄럽

지 않은(?) 시인공화국이 이룩되나 보다. 흔한 것이 시

인이요, 발에 채이는 것이 잡지나부랭이다. 전국민 시인화

를 주도하는 온갖 잡지인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

   이 많은 시인들의 화려한 공화국 변두리에서 우리

<우이동 4인방>은 죽은 듯이 시를 쓰고 시낭송회를 부

지런히 열어 가면서 동인지나 열심히 펴낼 일이다. 다음

18집은 오는 가을에 선보일 것이고 83회까지 이어 온

<우이동 시낭송회>, 봄가을로 열고 있는 <북한산 詩花

祭>와 <북한산 丹楓詩祭>도 계속될 것이다.

   이번 17집을 펴내면서 그간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후원해 주신 후원회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리며 앞으로도 뜨거운 성원을 부탁드린다. 이 작은 우리

의 정성과 열정으로 벌이는 이러한 일들이 우리 모두를 비

추는 작은 등불이 되길 기원하면서 후기를 적는다.

                                         을해년 봄날 <시수헌>에서

                                                              <洪 海 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