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 시인들> 제17집『신부여 나의 신부여』
<끝머리에 부쳐>
처음으로 함께 쓰는 후기
북한산 밑 우이동, 우이동은 좋은 곳이다. 산이 있고 나
무가 있고 꽃이 있고 새가 있고 시가 있고…… 봄이면
詩花祭, 가을이면 丹楓詩祭, 달마다 시낭송회, 시낭송 끝
나면 뒤풀이 마당. <甲山>은 값싼 곳. 신이 나면 '七甲山'
을 불러도 좋다.
<李 生 珍>
<牛耳洞 詩人들>이 열일곱 번째의 詞華集을 묶게 된
다. 햇수로 따지면 9년째 접어든다. 이제는 무엇인가 牛
耳流의 詩風을 기대해 봄직도 하다. 며칠이 멀다 하고 얼
굴들을 맞대고 살아왔으니 모르는 사이에 서로가 서로들
을 많이 닮았으리라. 기왕이면 그 <牛耳詩風>이 세상을
좀더 맑고 밝게 할 수 있는 것이 되었으면 하고 기대해
본다.
<林 步>
어쩌자고 진짜같은 가짜들이 온통 판을 치고 있는 것
일까. 어쩌자고 사람들은 겉만 하얗게 분칠을 하고 속은
한결같이 시커먼 굴뚝 속 같을까.
어려서부터 듣고 배워 온 것은 "까마귀 싸우는 골에
백로야 가지 마라"였다. 그런데 요즘 세상엔 어디가 까
마귀 싸우지 않는 골인지 나로서는 잘 모르겠다.
임보 시인은 우이동 시낭송회 뒤풀이 때마다 "꿈이로
다 꿈이로다"하며 구성지게 노래가락을 뽑는다. 그럴 때
마다 나는 이상하게도 구약성경 전도서 1장 2절의 "헛되
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를 떠올
리게 된다.
그러면서도 우이동 4人組의 詩作業만은 그렇게 되지
않기를 빌고 싶어지는 것은 또 웬일일까.
<채 희 문>
해마다 봄이 빨라지고 있다. 서울엔 봄과 가을이 오
는가 하면 떠나가고 만다. 금년도 봄이 빨라 작년보다 하
루 앞서 4월 9일(日)에 <북한산 詩花祭>를 올렸다. 북한
산이 더욱 청청하게 맑은 기운을 내뿜어 주기를 기원한
다.
우리가 즐겨 부르는 <바위고개>의 사연이 담겨 있는
우이령의 확·포장 논란이 작년에 끝났는데도 일부 지방
에서 또다시 거론한다는 보도가 있다.
제발 진달래꽃이 수줍은 자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다람
쥐가 숨쉬며 뛰놀 수 있는 우이령이길 바랄 뿐이다.
지방 자치가 지역 이기주의를 뜻한다면 차라리 실시하
지 않는 것이 나으리라. 북한산은 서울의 산이요, 경기도
의 자연이다. 푸른 자연의 혜택은 우리의 목숨과 직결되
는 귀중한 재산이다. 이 소중한 보화를 지키는 일에 우리
모두가 배전의 노력을경주해야 할 때가 왔다.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시인들로 이제 부끄럽
지 않은(?) 시인공화국이 이룩되나 보다. 흔한 것이 시
인이요, 발에 채이는 것이 잡지나부랭이다. 전국민 시인화
를 주도하는 온갖 잡지인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
이 많은 시인들의 화려한 공화국 변두리에서 우리
<우이동 4인방>은 죽은 듯이 시를 쓰고 시낭송회를 부
지런히 열어 가면서 동인지나 열심히 펴낼 일이다. 다음
18집은 오는 가을에 선보일 것이고 83회까지 이어 온
<우이동 시낭송회>, 봄가을로 열고 있는 <북한산 詩花
祭>와 <북한산 丹楓詩祭>도 계속될 것이다.
이번 17집을 펴내면서 그간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후원해 주신 후원회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리며 앞으로도 뜨거운 성원을 부탁드린다. 이 작은 우리
의 정성과 열정으로 벌이는 이러한 일들이 우리 모두를 비
추는 작은 등불이 되길 기원하면서 후기를 적는다.
을해년 봄날 <시수헌>에서
<洪 海 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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