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 시인들' 제19집『저 혼자 아닌 것이 어디 있으랴』
(1996, 작가정신)
<合作詩>
우리들의 詩壽軒
- 홍해리 / 임보 / 이생진/ 채희문
그곳에 가면 누가 있을까
그곳에는 무엇이 있을까
물을 필요도 없고 까닭도 없다
늘 허전한 네 사내 빈 가슴마다
이슬 받아 목 축이고 바람에 얼굴 씻는
시수헌詩壽軒은 둬 평坪의 다락방이지만
억만년 億萬年 인수仁壽가 지켜보고 있고
천만千萬의 성군星群들이 빛을 쏟고있는
청정무구淸淨無垢한 시詩들의 성지聖地
조그만 작업실에 처박혀 앉아
시 쓰는 것이 무슨 업이냐 하겠지만
그래도 방 안에 가득한 고고의 소리
아는 이는 알 거다 정감어린 그 소리
북한산에 비하면 비록 작은 새둥지만도 못한 공간이지만
우리에겐 시의 아방궁阿房宮
진정 우리가 먼훗날까지 가슴에 남는 시 남긴다면
우리의 시수헌도 그와 함께 오래오래 기억되리
우이동 시선詩仙들이 그곳에서 시를 빚었노라고,
그러다가 흥이 나면 사물四物을 두드리며
신명난 노래와 춤도 즐겼노라고…….
* <詩壽軒>이란 작업실 까치방을 꾸며 놓고 살아온 지도 몇 해가 지났다. 보
잘 것 없는 우리들의 사랑방이지만 그래도 우리들에겐 소중한 공간이다. 이
번 합작시는 홍해리·임보·이생진·채희문의 순서로 이루어 보았다. 오래
도록 정겨운 작업실이길 바랄 뿐이다.
- 洪海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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