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 시인들> 제20집『가슴속에 피는 꽃』
끝머리에 부쳐
후기를 쓰고 나니 떠나고 싶다. 가야지, 섬으로 가야지.
조용하고 간섭하지 않는 곳으로 가야지. 열정적인 곳. 죽
어 가느라 혀가 말려드는 곳이 아니라 살아서 팔팔거리는
곳, 귀신이라도 생생하게 살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는
곳, 그곳으로 가야지. 아, 총명한 물귀신 하나 만나 밤새껏
뛰고 싶다.
<李生珍>
문단과의 교류에도 소질이 없고 잡지사들과 친분을 맺
는 일에도 별로 능력이 없는 <牛耳洞 詩人들>이 詞華集을
엮기 시작한 것이 어느덧 10년, 20집을 쌓게 되었다. 매회
80편의 작품을 수록하였으니 총 1600편이 발표된 셈이다.
개인별로 따지더라도 400편씩의 작품들을 생산해 냈으니
의미있는 작업이었다고 자평해도 무방하리라. 그런데 문
제는 우리의 동인 활동이 우리들만의 것으로 그치지 않고
우리 시단이 공유할 수 있는 광장으로 확대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보는데 잘 될는지 모르겠다. 이번의 <詩精神>
에 관한 특집의 의도도 이러한 데에 뜻을 둔 것이다.
<林步>
어느새 20집이 탄생하다니! 20집까지 탑처럼 쌓인 책들
을 새삼스레 바라보며 그간의 세월들을 다시금 떠올려본
다. 그리고 저 책들 속에 히트송이 몇 개나 들어 있을까를
생각해본다. 그러자 갑자기 흐뭇한 보람에 앞서 가슴 한켠
에 허전한 바람이 이는 것은 웬일일까.
<채희문>
10년이 흘렀다.
동인지 1집이 나온 것이 1987년 봄이었다. 그후 우리들
은 어김없이 봄·가을로 사화집을 만들어왔다. 10년이란
세월이 흐르고 이제 20집을 낸다.
1집을 낸 기념으로 시작한 <우이동 시낭송회>도 10월로
100회를 맞았다. 이제까지 지켜봐 주시고 후원해 주신 여
러분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특히 이번 20집에는 우리 시의 정신을 정립해 보고자 '시
정신 특집'을 마련해 보았다. 우리에게 시정신은 있는가?
이에 앞서 시인은 누구이고 무엇이 시인이게 하는가 자문
해 본다. 시정신이란 무엇인가? 무엇이어야 하는가?
어려운 때에 '시정신 특집'에 참여해 주신 많은 시인, 평론
가 여러분께 고마운 말씀을 드리며 작은 우리의 동인 활
동이 이 나라 시문학 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洪海里>
(『가슴속에 피는 꽃』작가정신, 1996, 값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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