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 시인들> 제21집『바람 부는 날의 수선화』(작가정신, 1997, 값 4,000원)
<合作詩>
진달래 능선
이생진 채희문 洪海里 임보
진달래 능선.
거긴 왜 가나?
불은 불로 꺼야 한다고
어젯밤 내 가슴에 불 지르고 간 그 사람
진달래에 숨었다 하기에 가는 거지
그래 북한산 팔경八景 중에
우이동 쪽서 오르기 좋은
진달래 능선이 있지
오르락내리락 산행山行길이
꼭 우리네 인생길 같기도 하지
뒷주머니 소주병에 진달래 꽃잎
깔딱 숨이 차는 흰구름 날개
연분홍 붉은 볼에 마음이 젖어
부시게 눈이 아픈 봄날 한낮을
소리없이 스러져가는 슬픈 소멸아
진달래 능선 거긴 왜 가나?
불은 불로 태워야 한다기에
꽃불, 술불, 마음불 모아
모닥불 피우러 혼자서 가지.
* 북한산에 올라본 사람이면 진달래 능선을 모르는 이가 없으리라. 봄이면
연분홍 꽃바다 꽃능선을 이루어 지나는 이들의 눈을 황홀케 한다.
이번 합작시는 이생진, 채희문, 홍해리, 임보의 순서로 진달래 능선을 오르며
쓴 것이다.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며 올라본 진달래 꽃밭이다.
- 洪海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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