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詩人들』1987~1999

<우이동 시인들> 제20집 '시작 노트'

洪 海 里 2008. 7. 7. 16:49

<우이동 시인들> 제20집『가슴속에 피는 꽃』(작가정신, 1996)

 

시작 노트

 

 이번 호에도 사랑의 노랫말 같은 사랑시가 주조를 이루고 있

다. 지난 호 작품들에 대해 일부 호응도 있었지만, 뜻밖의 엉뚱

한 반응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것에 개의치

않고 당분간 이 기조를 지켜나가겠다. 참 금년은 내게 구설수

의 해라나.

                                                                    - 채희문

 

 할 말이 없다.

 보석 같은 계절에 가슴은 충만하나, 표현을 못하는 답답함에

말문을 닫는다. 먼 길을 떠난다. 날은 맑고 하늘은 푸르다. 바

람도 맑고 푸르다. 시(詩) 같다.

                                                                    - 洪海里

 

 글에 너절한 수식들을 버리겠다고 하면서도 막상 써 놓고 다

시 보면 군더더기들 투성이다. 하기사 말하는 것 자체가 군더

더기이니 어찌할 도리가 없는 노릇인가. 글의 다이어트는 몸

뚱이의 그것보다 더 힘든 것인가 보다.

                                                                    - 林 步

 

 요즘은 시장에 상품이 하도 많아서 사지 않아도 될 물건을 사

가지고 오는 수가 있다. 결국 그 상품은 써보지도 않고 버리는

데 그게 아깝다. 내 시집도 그런 상품 속에 끼어드는 것은 아

닌지. 그런 걱정이 앞선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무슨 걱정

인가 하겠지만 값을 매겨 놓은 이상 어찌 상인으로서의 걱정

이 없겠나.

                                                                    - 李生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