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詩人들』1987~1999

<우이동 시인들> 제22집 합작시「甲山집」

洪 海 里 2008. 7. 8. 07:18

<우이동 시인들> 제22집『우리들의 대통령』(작가정신, 1997, 값 4,000원)

 

<合作詩>

 

갑산甲山

 

- 임보 · 이생진 · 채희문 · 홍해리

 

 

 

우이동 도선사길 돌아들기 조금 전에

'갑산'이라는 갑싼 음식점이 있는데

김치찌개 생태찌개 순두부백반 영계찜---

메뉴는 그렇지만 아주머니 손맛이 괜찮아

 

시인은 어딜 가나 마음이 편해야 돼

된장찌개 하나로도 만사형통해야 돼

'갑산'에 앉았으면 왜 노래가 나오는가

'칠갑산'에 '한오백년' 왜 터져나오는가

 

매달 하는 시낭송 끝내고도 뭐가 아쉬워

뒤풀인지 한풀인지 그집으로 또 달려가네

한 잔 두 잔, '아이구 오메 좋은 거!'

춤추는 젓가락 숟가락 노랫가락에

얼시구 절씨구 시간 가는 줄 모르네

 

막막한 가슴에 물꼬도 내고

답답한 마음에 불길도 트는

그리운 고향 같은 우이갑산집

부질없는 불꽃은 꺼버리라고

티끌 세상 사는 일 씻어버리라고

북한산 바람소리 우이천 물소리

우이갑산 마루에 달이 떠오네.

 

 

  * 이번 합작시는 임보, 이생진, 채희문, 홍해리의 순서로 엮었다. 매달 마지막 토요일

오후 5시부터 2시간에 걸쳐 시와 국악과 노래로 꾸며지는 <우이동시낭송회>가 도봉

도서관에서 끝나면 우르르 몰려가는 곳이 갑산집이다. 벌써 몇 년간을 밤늦게까지

시끄럽게 난장판을 벌여도 손맛 좋고 마음씨 후덕한 김분남 여사는 얼굴 한 번 찡그

리는 법이 없다. 자리가 좁아 더욱 정겨운 뒤풀이판이 되어 한데 어울어지는 회원들의

풍경이 아름답다. 우이동에 오는 길에 한번 들러 보시라. 아직도 사람이 살 만한 곳,

인정이 따뜻하게 남아 있는 마을이 여기 있음을 알게 되리라, 갑산이여, 부디 번성하

기를!   - 洪海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