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짓달 보름달
洪 海 里
누가 빨아댔는지
입술이 얼얼하겠다
빨랫줄에 달빛이 하얗게 널려
바지랑대가 빨랫줄을 팽팽히 떠받치고 있다
꼿꼿하다
화살이다
새파랗게 질린 하늘로 시위가 푸르르 떨고
보름보름 부풀더니
푸른 기운을 저 혼자 울컥울컥
토해내는 달
저 하늘에 시위나겠다
만건곤滿乾坤!
철새 몇 마리가 그리고 가는 곧은길 위로
흰 빨래 옷가지 하나 흔들린다
지상에선
긴긴 밤 참이라도 드는지
별들이 빙 둘러앉아 눈을 반짝이고
동치미 동이 속에 달이 풍덩 빠져 있다.
- 시집 『황금감옥』(2008, 우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