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황금감옥』2008

빈들

洪 海 里 2008. 9. 18. 15:11

 

빈 들

 

홍 해 리

 


가을걷이 끝나고


눈 시린 하늘 아래 빈 들에 서면, 빈들


빈들, 놀던 일 부끄러워라


빈 들만큼, 빈 만큼 부끄러워라


이삭이나 주우러 나갈까 하는


마음 한 켠으로


떼 지어 내려앉는 철새 떼


조물조물 주물러 놓은 조물주의 수작秀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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