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황금감옥』2008

아내의 여자

洪 海 里 2008. 9. 18. 15:12

 

아내의 여자

 

홍 해 리

 


일요일 늦은 오후

아내가 거울 앞에 앉아 있다


할머니가 되었어도

할머니 소리 듣기 싫다고

대책 없이 출현하는 점령군들과

전면전을 펼치고 있다


새치라면 가려서 뽑기나 하지

여기저기 무작정 튀어나오는

게릴라, 게릴라들과

속수무책의 전투 한판


단정히 앉아

정성스레 싸우고 있는

아내의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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