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海里 詩 다시 읽기

<詩> 방짜징

洪 海 里 2009. 5. 5. 04:21

 

 

방짜징

 

洪 海 里

 

 

죽도록 맞고 태어나

평생을 맞고 사는 삶이러니,

 

수천수만 번 두드려 맞으면서

얼마나 많은 울음의 파문을 새기고 새겼던가

소리밥을 지어 파문에 담아 채로 사방에 날리면

천지가 깊고 은은한 소리를 품어

풀 나무 새 짐승들과

산과 들과 하늘과 사람들이 모두

가슴속에 울음통을 만들지 않는가

바다도 바람도 수많은 파문으로 화답하지 않는가 

나는 소리의 자궁

뜨거운 눈물로 한 겹 한 겹 옷을 벗고

한평생 떨며 떨며 소리로 가는 길마다

울고 싶어서

지잉 징 울음꽃 피우고 싶어

가만히 있으면 죽은 목숨인 나를

맞아야 사는, 맞아야 서는 나를 

때려 다오, 때려 다오, 방자야!

파르르 떠는 울림 있어 방짜인

나는 늘 채가 고파

 

너를 그리워하느니

네가 그리워 안달하느니!

 

                   (월간『우리詩』2009, 8월호)

 

 

 

 * 이곳 <洪海里 시 다시 읽기>에는 아직 시집으로 엮어 내지 않은 작품을 올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어린이날이자 立夏입니다.

이제 초여름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연둣빛으로 우리들을 호강시켜 주던 봄은 어느새 시들어 져 버리고

모란이 피어 황홀한 빛깔로 우리들의 눈을 호사시켜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꽃도 부귀영화가 덧없다는 것을 가르쳐 주듯 금방 지고 말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징소리를 들려 드립니다.

천지 만물이 모두 깨어서 맑은 영혼으로 푸른 징소리를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四物 가운데 징은 바람을 상징합니다.(북 : 구름, 장구 : 비, 꽹과리 : 천둥)

 

 

 

'洪海里 詩 다시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황태의 꿈  (0) 2009.06.01
<시> 길에 대하여  (0) 2009.05.09
<시> 봄, 봄  (0) 2009.05.02
<詩> 5월 한때  (0) 2009.05.01
<시> 씹다  (0) 2009.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