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海里 詩 다시 읽기

<시> 길에 대하여

洪 海 里 2009. 5. 9. 06:37

 

 

길에 대하여

 

洪 海 里

 

한평생을 길에서 살았다

발바닥에 길이 들었다

가는 길은 공간이고 시간이었다

공간에서 제자리를 가고

시간에선 뒷걸음질만 치고 있었다

샛길로 오솔길로 가다

큰길로 한번 나가 보면

이내 뒷길로 골목길로 몰릴 뿐

삶이란 물길이고 불길이었다

허방 천지 끝없는 밤길이었다

살길이 어디인가

갈길이 없는 세상

길을 잃고 헤매기 몇 번이었던가

꽃길에 바람 불어 꽃잎 다 날리고

도끼 자루는 삭아내렸다

남들은 외길로 지름길로 달려가는데

바람 부는 갈림길에 서 있곤 했다

눈길에 넘어져도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빗길에 미끄러져도 손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오가는 길에 어쩌다 마주쳐도

길길이 날뛰는 시간은 잔인한 폭군이었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마다

인생이란 그렇고 그런 것이라 했지만

끝내 비단길, 하늘길은 보이지 않았다

날개는 꿈길의 시퍼런 독약이었다.

 

 

* 이곳에 올리는 시는 아직 시집에 담지 않은 작품입니다.

  나 자신을 되돌아보기 위하여 벌이는 작업입니다.

 

사는 일이 길을 선택하는 것, 아니 길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선택한 길이 최선이었는가?

내가 찾은 길이 옳고 바른 길이었나?

나는 제대로 길을 찾기는 찾았는가?

되돌아보면 Robert Frost의 시 'The Road Not Taken'처럼 나는 늘 갈림길에 서 있었습니다.

때로는 곧은 길, 굽은 길, 또는 미로 속을 헤매는 밤길이었습니다.

이제는 갈 길이 한 길밖에 없습니다.

그 길은 독약을 지고 가야 하는 길입니다.

외롭고 힘들어도 푸른 길이기를 고대하며 바랑 하나 메고 후여후여 남은 길을 가야 하겠습니다.

그 길 끝에서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라고 중얼거리겠지요.

                                                                                                       - 洗蘭軒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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