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海里 詩 다시 읽기

<시> 꿈속에서 너를 만나다 外 4편

洪 海 里 2009. 11. 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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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서 너를 만나다 / 홍해리

- 詩

분명 꿈이었다
꿈속이었다
나는 꿈길에 서 있었다
꿈속에서 만난 네 모습이 떠오르지 않는다
아른아른 눈에 어릴 뿐
긴 머릿결
짧은 치마
까만 눈동자와 보드라운 입술
따뜻한 가슴과 엉덩이 그리고 종아리
바닷속으로 깊이깊이 가라앉았는지
머리맡엔 끝없는 백사장만 펼쳐져 있고
잡히지 않는 얼굴
너는 그렇게 갔다
청천벽력의 천둥과 번개
집채만한 파도는 해일을 몰고 오고
폭풍소리 잠들지 않는다
첫눈이 내린 시월 보름
저녁엔 달이 밝았다
쓰러지고 넘어지고 자빠지고 엎어지는
진수렁의 내 영혼을 위하여
너를 만난 것이 너를 보낸 것이란 사실을
미처 꿈속에서는 알 지 못했다.

 

. . .

 

 

우체국 가는 길에 / 홍해리

장미꽃 어질머리
누굴 홀리나
누굴 녹여 죽이려고
불을 지르나.

장미꽃 지스러기
땅에 떨어져
허핍한 내 몸뚱어리
덮어 주려나.

허리 아래 감춰 둔
저 붉은 음모
오, 미친 여자여

너의,
핏빛 그리움
詩를 쓰듯 너를 지운다.

 

'Soul Man'

 

 

우리들의 관계 / 홍해리
- 아닌 봄날에


나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너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처럼.

폭죽 터져
불길로 번지는 열병

물로도 끄지 못하는
이 불에 데지 마라

네가 찍어놓는
발자국마다
벌 받을 일로
잠 못드는 나의 상처

花羅落
花羅落!

꽃잎이 덮고 있다.

 

Dancing Flowers

 

 

연가를 위하여 / 홍해리

가벼운 연가 같은 詩
쓰지 말자 다짐해도

찔레꽃과 벌이 만드는 봄은
천둥과 벼락의 세상이네

'詩는 이런 거야!' 하며
팔만대장경을 풀고 있는 푸새들

푸른 몸살을 위하여
작은 산 하나 가슴에 품다.

 

Mongol Caravan

 

가을詩를 위하여 / 홍해리

中伏 지나고 立秋가 먼저 와서
末伏을 끌고 가고 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끌려가고 있는 말
그 말로 지은 나의 시,
배꼽까지 내놓고
한 행을 지나 다음 행까지
행간을 건너는데 하룻밤을 지새든가
한 달이 걸리든가, 가을이 수척해지고 있다.

너는 얼굴이 없다
소리도 없다
맛도 없다
없는 것이 너다
그러나 너는,
정갈한 바람으로 잘 익은 달빛으로
소리없이 둥글게 둥글게 굴러서
온다.

 

Bactrian Camels

 

洪海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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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병무 시인의 블로그(http://blog.daum.net/dongsan50)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