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海里 詩 다시 읽기

<시> 가을이 오면 外 5편

洪 海 里 2009. 11. 8. 06:46

 

가을이 오면 / 홍해리 

 

열린 하늘이 그리워

눈을 감으면

 

저 멀리 펼쳐진 세상

낯설음과 낯익음 사이

 

줄없는 지연처럼

세월은 흘러만 가는데

 

그리움은 안개처럼 피어 오르고

쓸쓸함은 는개처럼 젖어 내리고

 

제 무게에 겨운 사랑

스스로 어쩌지 못해

 

텅 빈 사막을, 홀로,

헤매는 낙타 한 마리.

 

 

I'll Follow..,

 

 

투명한 신방 / 홍해리    

 

너무 맑아 되려 푸른 날

하늘은 고요 그것

나무마다

구멍을 다 열어 놓고

바람의 신랑을 맞고 있다

푸른 신방의 향기

바위가 흔들!

온 산이 들썩!

구름도 흔들!

천지가 들썩!

바람맛을 본 나무들

혼침, 고요가 되다.

 

Carvaan

 

가을 끝에 서서 / 홍해리

 

서리 하늘

찬 바람

허연 억새꽃

귀밑머리

휘모리로

가는 세월을

매듭 짓지

못한 채

흘리고 있어

예불 끝난

절 마당

한가로운가.

 

흰 구름

점점이 펴

저녁 한때를

천년

침묵 속에

잠재우는데

한천에

날아드는

저녁 새소리

경전,

한 장 한 장

넘기고 있다.

 

 

가을이 가기 전에 / 홍해리 

 

   1

그대가 오기 전부터

우리는 흥분했었네

그대의 고운 발목을 잡고

옷을 벗기고 있었네

시체에 달려드는

세렌게티 평원의 하이에나처럼

독수리 떼처럼

살부터 내장까지

피 한 방울

뼈 하나 남기지 않고

알뜰히도 먹어치웠네

가을은 아예 없었네.

 

   2

산에는 낙엽이 지고

계곡에 물도 말랐네, 이제

산에 오르기도 힘이 드는데

벗을 것 다 벗고

버릴 것 다 버려야지

적빈한 마음 하나로

깊은 잠에 들어야지

찬 이슬에 씻은 영혼,

푸른 하늘의 흰 구름장과

가지 끝의 까치밥 한 개로

적막 속으로 침잠해야지

가을이 가기 전에.

 

 

까아옥까아옥 /홍해리

 

까마귀가 까아옥까아옥 웁니다

다른 까마귀가 따라 웁니다

또 다른 까마귀가 흉내냅니다

물빛 그리움도 죽었습니다

까악까악 하늘이 까맣게 물듭니다

햇빛 한 줄기도 죽었습니다

까아르까아르 까옥대는 소리밖에

까마귀는 아무 것도 모릅니다

까아욱까아욱거리는 까마귀 소리,

사랑도 새까맣게 타들어 갑니다

세상이 새카맣게 타들어 갑니다

까옥까옥까르까르까악까악깤깤!

 

Family

 

가을을 보내면서 / 홍해리

 -立冬 

 

온 세상이

빨갛게,

익은 것 보았습니다.

 

낙엽 깔린 스산한 길,

급하게 달려오는

칼 찬 장군의 말발굽 소리 들리고,

 

영혼의 밑바닥에

은빛 그리움을 채우고 있는,

 

흰 이빨 드러낸 나무들,

가지마다 꿈을 안고

바위에 몸을 기대고 있습니다.

 

하늘도

!

소리를 내며

나지막이 걸려 있습니다.

 

 

洪海里 시인

블로그/ http://blog.daum.net/hong1852

카페  / http:// cafe.daum.net/urisi

* 최병무 시인의 블로그(http://blog.daum.net/dongsan50)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