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시집 1979~1981/『바다에 뜨는 해』(1980)

봄빛

洪 海 里 2010. 1. 31. 12:19

 

봄빛

 

 

눈뜨면 백운대를 감싸고 도는

풍성한 햇살과 바람

아침마다 새로이 만난다

겨울의 어두운 허물을 벗은

저 신선한 바위벼랑의 소나무

창문에 모여드는 풋풋한 기운

난초잎마다 청산이 찰찰 넘친다

어쩔까

어쩔까

땅기운으로 하늘기운으로

꽃대궁은 수멀대며 일어서는데

눈병 날 일이다

제멋대로 꽃은 벙글어 터지는데

눈 멀 일이다

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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