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갈나무
떡갈나무잎이 울고 있었다
겨울이면 바람은
떡갈나무 가지에 와 살고 있었다
바람을 잡고 징징대던 사내가
떠나가고 있었다
어디로 갈까
어디로 갈까
울다 목이 쉬어버리고
눈속을 돌아오는 두런대는 소리
떠나간 여자가 피고 있었다
그 여자 가슴속 민요조 한을
어즈러이 풀어내는 진분홍 살빛
떡갈나무잎이 지고 있었다
봄빛이 오르고 있었다.
- 3인시집『바다에 뜨는 해』(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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