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시집 1979~1981/『바다에 뜨는 해』(1980)

떡갈나무

洪 海 里 2010. 1. 31. 12:27

 

떡갈나무

 

 

떡갈나무잎이 울고 있었다

겨울이면 바람은

떡갈나무 가지에 와 살고 있었다

바람을 잡고 징징대던 사내가

떠나가고 있었다

어디로 갈까

어디로 갈까

울다 목이 쉬어버리고

눈속을 돌아오는 두런대는 소리

떠나간 여자가 피고 있었다

그 여자 가슴속 민요조 한을

어즈러이 풀어내는 진분홍 살빛

떡갈나무잎이 지고 있었다

봄빛이 오르고 있었다.

 

      - 3인시집『바다에 뜨는 해』(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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