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시장에서
36-24-36의 미스 코리아 같은
아니 미스 유니버스 또는 인터내셔날
꽃시장에 가면
살속에서만 사는 여인들을 만난다
땅에서 하늘에서 삭이고 삭인
피와 뼈 다 감추고
살과 울음으로 빚은
보이지 않는 향을
살속 깊이 묻어놓고
이내 잠드는 잠자는 미녀거나
떨어져내리는 허공이거나
여자들은 순간을 빛난다
얼굴이 없는 미녀들을
여인들이 뒤따르고 있다
자지러진 비명이 수시로 깨어지고
그 뒤를 사내들의 킬킬거림이
허공을 안고 비명을 치고 있다
오 꽃이여 하느님의 눈이여.
-『바다에 뜨는 해』(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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