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비밀』2010

<시> 인화仁華에게

洪 海 里 2010. 2. 7. 16:11

 

 

인화에게

 

洪 海 里

 

 

 

인화, 너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푸른 풀밭이 아래위로 펼쳐져 있고

일곱 개 십자 막대의 울타리 목장

함치르르한 풀밭으로

함함한 양을 몰고 가는 그의 흰 손과 

무작정 가고 있는 양이 보인다

양은 눈빛이 착하고 순한 천사다 

풀밭이 다하면

절벽,

바람이 절벽을 타듯

양은 절벽을 오른다

첫 입맞춤을 하고

처음으로 속삭이는 말처럼

하늘 아래 자명自鳴하는 것은

환하다, 자명自明하다

해 지는 곳이

함지陷池이든 함지咸地이든 무슨 상관이랴 

끝없이 펼쳐진 풀밭을

양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풀밭에 양 발자국이 없는 것은

두 사람의 눈빛으로 하늘에 찍히기 때문이다

세상이 따뜻하다.

- 시집『비밀』(2010, 우리글)

'시집『비밀』2010'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구두끈  (0) 2010.02.07
<시> 퇴고   (0) 2010.02.07
<시> 계영배  (0) 2010.02.07
<시> 눈  (0) 2010.02.07
<시> 귀향  (0) 2010.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