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비밀』2010

<시> 야생野生

洪 海 里 2010. 2. 7. 16:19

 

야생野生

 

洪 海 里

 

 

 

이리저리 어슬렁어슬렁 흔들리노니,

 

구름에 몸 맡기고 물처럼 흘러가다

꽃 속에 뒹굴든가 꽃잎 물고 죽든가

홀로 가도 들판에 바람은 불어오고

달빛은 내 그림자 가지고 놀고 있네.

 

싸늘한 바람소리 옷깃을 여미면

새들은 풀어헤치며 깔깔깔 웃고 있네

향 피워 하늘의 넋을 불러 내리고

술 따뤄 지하의 내 얼을 데려다가,

 

야생으로 살고 싶어 말씀을 버린다.

 

- 시집『비밀』(2010, 우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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