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野生
洪 海 里
이리저리 어슬렁어슬렁 흔들리노니,
구름에 몸 맡기고 물처럼 흘러가다
꽃 속에 뒹굴든가 꽃잎 물고 죽든가
홀로 가도 들판에 바람은 불어오고
달빛은 내 그림자 가지고 놀고 있네.
싸늘한 바람소리 옷깃을 여미면
새들은 풀어헤치며 깔깔깔 웃고 있네
향 피워 하늘의 넋을 불러 내리고
술 따뤄 지하의 내 얼을 데려다가,
야생으로 살고 싶어 말씀을 버린다.
- 시집『비밀』(2010, 우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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