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噴水
洪 海 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지만
물은 스스로 분수를 알아
적당한 높이에서
몸을 낮추고
한 송이 꽃을 피우면서 지고 마는
절정의 순간
햇살이 잠시 쉬었다 가고
바람도 옷자락을 흔들어 주고
흰구름이 가만히 손을 얹는다
금빛 꿈이란 늘 허망한 법
촉촉이 젖어 있는 너의 언저리
낭랑낭랑 흐르는 눈물이 반짝
허공에 부서진다.
- 시집『비밀』(2010, 우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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