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목련 날다
洪 海 里
영혼이 맑으면 날 수 있다는
소녀가 있었습니다.
고층건물에서 뛰어내린 소녀
땅 위에 사뿐 앉았습니다.
해마다 봄이 오면
얼굴이 흰 소녀는 수많은 꽃등을 들고
여학교 화단가에 서 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목련나무는
서늘한 불길에 싸여
환하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시집『비밀』(2010, 우리글)
* 제주에 목련꽃이 피었다 한다. 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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