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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이기는 법? "이것만 따라해봐!"

洪 海 里 2010. 8. 11. 06:38

[반기성의 날씨바라기] / 스포츠서울 2010. 8. 5(목).

 

열대야 이기는 법? "이것만 따라해봐!"

 

독사의 이빨 / 개의 혓바닥’(홍해리의 시 ‘중복(中伏)’ 전문). 이렇게 짧은 시는 처음 봤다. 그렇다. 여름의 무더위는 구태여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냥 ‘덥다’라고만 해도 되는 것을. 독사의 이빨 같은 화염(火焰)에 늘어진 개의 혓바닥이라니… 숨이 컥컥 막혀온다.

올 여름 지구촌은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본. 폭염으로 51명 사망” “유럽 최악의 폭염 휩쓸어”. “미국과 중국. 러시아까지도 폭염 맹위 떨쳐!” “한국도 폭염발생과 열대야 발생 늘어나!” 신문과 방송 제목처럼 올여름은 완전 무더위 대박이다.

낮의 무더위야 그렇다 쳐도 밤에도 잠을 이룰 수 없는 열대야(熱帶夜)는 사람들을 지치게 한다. 열대야는 밤의 최저기온이 25℃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날을 말한다. 우리나라북태평양 고기압이 강하게 확장하는 여름이면 대도시를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나타난다. 올해의 경우 장마가 활성을 띠지 못하면서 열대야가 일찍 찾아왔다. 지구온난화와 도시 열섬(Heat Island) 현상까지 가세했다. 그야말로 열대야 신드롬이 한반도를 휩쓴다.

 

낮에는 가마솥 같은 폭염이 세상을 찜질한다. 도시의 경우 콘크리트로 포장되어 있어 열이 쉽게 올라가고 밤이 되도 잘 식지 않는다. 한 밤에도 푹푹 찌다보니 신체 온도조절 중추가 흥분돼 각성상태가 된다. 심한 피로감과 함께 집중력 저하. 두통과 함께 소화불량이 발생한다. 그야말로 심한 열스트레스(Heat Stress)다. “더위 먹은 소 달만 봐도 허덕인다”는 속담이 실감이 날 정도다.

박재삼은 더울 때는 땀을 흘리며 스스로를 이겨내는 길이 가장 아름다운 자연의 법칙이라고 그의 시 ‘사랑이여’에서 말한다. 오보영은 시 ‘무더위’에서 아무리 더위가 안간힘을 쓰고 큰 소리 쳐대도 제 풀에 꺾여 곧 스러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참을 수 없는 열대야를 그저 제 풀에 꺾여 사라질 때까지 스스로 이겨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게다가 올 여름은 늦더위도 있을 것이란다.

필자에겐 열대야를 이기는 비법(?)이 있다. 열대야와 똑 같은 단어인 열대야(세숫대야로 열 번의 물을 끼얹는다는 뜻)를 하는 것이다. 잠자기 한 시간 전 쯤 가볍게 운동을 한 다음 열 대야 정도 분량의 찬 물을 끼얹는다. 그러면 단 잠을 자는데 큰 도움이 된다. 오늘 밤에 한 번 해보시길...^^*

<케이웨더 예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