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치매행致梅行』(2015)

<시> 피안彼岸 -치매행致梅行 · 110

洪 海 里 2014. 5. 1. 04:58

피안彼岸

- 치매행致梅行 · 110

 

 洪 海 里

 

 

 

한 잎의 적막이 떨어져 내려

나의 적막 위에 살포시 몸을 포갠다

휘어졌던 나뭇가지가 몸을 떨면서

하늘 향해 마른 웃음 던지고 있다

떨어지는 것이나 휘어지는 것이나 

둥글어지지 않는 것 하나 없다

촉촉히 젖은 입술 하나 다가와

가만히 나에게 슬픔을 누인다

나의 생도 이렇듯 둥글어지다

안개처럼 너에게 다가가고 싶다

아내는 이미 네게 다가가고 있으니

왜 가느냐고 한번 물어봐 다오

내가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은 

직 웃음뿐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