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안彼岸
- 치매행致梅行 · 110
洪 海 里
한 잎의 적막이 떨어져 내려
나의 적막 위에 살포시 몸을 포갠다
휘어졌던 나뭇가지가 몸을 떨면서
하늘 향해 마른 웃음 던지고 있다
떨어지는 것이나 휘어지는 것이나
둥글어지지 않는 것 하나 없다
촉촉히 젖은 입술 하나 다가와
가만히 나에게 슬픔을 누인다
나의 생生도 이렇듯 둥글어지다
안개처럼 너에게 다가가고 싶다
아내는 이미 네게 다가가고 있으니
왜 가느냐고 한번 물어봐 다오
내가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은
오직 웃음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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