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치매행致梅行』(2015)

<시> 말 한마디 -치매행致梅行 112

洪 海 里 2014. 5. 13. 21:32

말 한마디

- 치매행値梅行 · 112

 

洪 海 里

 

 

숫하던 여자도 나이 들면

억새처럼 억센 여자가 됩니다

음기가 양기로 변해 입으로 오르고

말이 많아진다는데

집사람은 도통했는지,

도통,

말이 없습니다

새색시 같고 어린아이 같기만 합니다

어제는 병원에서 진료를 마친 후

고마운 생각이 들었는지 의사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선생님, 안녕히 계세요!"

몇 번 재촉 끝에 드디어 입을 열었습니다

한마디 인사가 얼마나 감사한지요

내 마음이 환해졌습니다

병원도 환해지는 듯했습니다

"선생님, 안녕히 계세요!"

잔소리를 퍼붓고

바가지를 긁어 대던 아내가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