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치매행致梅行』(2015)

<시> 7월이 오면 - 치매행致梅行 · 108

洪 海 里 2014. 4. 30. 16:52

 

 

 

7월이 오면

 - 치매행致梅行 · 108

 

洪 海 里

 

 

 

깐깐오월 깐깐하게 흘러가고

7월이 오면

애기초록 처녀초록 더욱 짙어져

초록초록 초록빛도 쇠어버리는

미끈유월 미끄러지듯 지나가고

어정칠월이라고

어정어정 다가올 칠월을 기다리며

산은 깊어질대로 깊어지고

바다는 맹수들의 전쟁이 한창이구나

따가운 햇살 금빛으로 익기 위해
들판은 저절로 탱글탱글 차고 있을 때

아내여 그대 마음이 하늘이다

우주의 자궁이다

자궁이 말라 있으면 무슨 싹이 트고

어이 새벽이 오겠느냐

귀가 대낮처럼 밝아야 상머슴 노랫가락도 듣지
오늘 그대 가슴은 백중날 한사리이거라

백중물 바다 열고 오는 사람아
눈이 칠흑처럼 깊어야
풍장소리 바다 가득 둥둥 울리는
만선의 깃발이 보이지 않겠느냐

세상에 사무칠 일 한둘이랴만

속내를 읽지 못하는 지아비, 홀로

몸 안의 길을 따라 더듬더듬 가고 있다.

 

 

 

* 百中 : 음력 칠월 보름, 中元. 스님들의 夏安居 끝나는 날.

* 백중사리 : 밀물 수위가 가장 높음.



* 내 고향 청주 가는 길이 있기에 옮겨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