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시> 그늘과 아래

洪 海 里 2010. 12. 24. 15:26

 

 

 

그늘과 아래

 

洪 海 里

 

 

그늘이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늘이 그늘그늘 드리워진 곳은 어디인가

그늘은 늘 아래 존재한다

그늘은 미끄러워 잡히지 않는다

그런 걸 알면서도 나는 '그늘 아래'라고 겁없이 쓴다

그늘에 아래가 있는가

그러면 그늘의 위는 어디인가

그래 어쩌자고 나는 그늘 아래로 파고드는가

그냥 그늘 속으로 기어들지 않는 것인가

그늘은 무두질 잘 해 놓은 투명한 가죽이다

그늘에서 가죽에 막걸리를 먹여야 좋은 소리가 난다

그늘의 소리가 배어 있다 나온다

그늘북은 슬픔이다

그게 아니다

그것은 젖어 있는 팽팽한 희망이다

그래 나는 늘 그늘이고, 아래에 있고 싶다.

                                      - 월간《우리詩》2012. 6월호

 

 

* 수선화 : http://blog.daum.net/jib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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