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병
洪 海 里
그녀를 제대로 맛보려면
부드러운 그녀의 어깨를 잡고
몇 바퀴 돌리고 나서
거꾸로 세워 흔들어 주어라
'돌리고 돌리고 ~~~',
아직은 아니다, 다시
가슴을 살살 애무하여 혼절시키든가
주먹으로 몸통을 내리쳐 기절시켜야
이 처녀 얌전해진다
시집가기 전
죽은 듯 조용히 서 있어도
정중동靜中動,
성질이 여간내기가 아니다
가슴속에 물폭탄이 들어 있어
잘못 건드리면 폭발하고 만다
그러나 살살 다루면서
따르다 보면 이 처녀 어느새 물새가 되어
신랑의 품으로 소리 없이 날아든다
금세 발갛게, 벌겋게 달아오른 돌고래
한 마리
지상의 바다 속을 헤매고 있다.
- 시집『독종』(2012, 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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