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평론·시감상

洪海里 제2시집『花史記』(시문학사, 1975)

洪 海 里 2011. 6. 4. 12:28

 

제2시집『花史記』(시문학사, 1975)

 

 - 金永三 (시인, 충북대 교수)

 

 

  인간의식의 감각적 또는 정서적 내용들을 형상화하는 데는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 것일까.

현대 시문학의 특질을 이루고 있는 기법상의 문제는 메타퍼 즉 은유임에 틀림없다. 복잡 미묘한

현대인의 의식구조를 표출하기 위하여 그것은 가장 적절하고 개성적이며 자유로운 도구이기 때문이다.

물론 메타퍼의 질에 대해서는 엄밀한 비평과 평가가 내려져야만 할 것이다.

  洪海里 시인이 그의 제2시집『花史記』에서 보여 주고 있는 현란한 은유의 꽃송이들을

대하며 우리는 양질의 메타퍼란 무엇인가를 확인하면서 큰 즐거움을 맛보게 되고 또한 한국 현대시의

강한 가능성에 대해 확고한 신뢰를 가질 수 있다는 행복을 확인하는 기쁨을 갖는다.

  그의 빛나는 은유들이 서구詩에서 뿌리 없이 차용된 이미지들의 돌올, 생경, 난삽하지 않고

우리의 심미의식 속에 젖어드는 것은 그의 시정신이 우리의 소위 근원적 정서에 견고하게 접합되어

있음을 이해하게 해 준다.

  그러한 동시에 그의 내성의 통찰은 예리하게 작용하여 그의 은유들이 단지 아름다운 말장난 환상이나

주부적呪符的인 무의미에 떨어지도록 내버려두는 일들을 용서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그가 느끼는

존재에 대한 불안이나 상황에 대한 아픔은『花史記』도처에서 우리들에게 인간 존재에 대한

새로운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므로 문덕수 씨가『花史記』 서문에서 지적하고 있듯이

'의식의 내외를 동시에 통찰하는 인식의 눈'을 그가 지니고 있음은 시인 자신을 위해서나

독자들을 위해서나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의식의 내외의 벽을 허물고 정서와 지성을

개성적으로 접합시키는' 그의 상상력은 그가 구사하고 있는 양질의 은유와 함께 우리들에게

보다 더 폭 넓은 공감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 洪海里 제2시집『花史記』, 시문학사刊, 국판 고급양장, 150면, 값 1,500원

  서문 : 문덕수, 발문 : 양채영

  작품「다시 가을에 서서」등 53편이 4부에 나뉘어 수록됨.

 

(충북대신문 19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