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시> 덧없는 수박

洪 海 里 2011. 6. 13. 04:48

 

덧없는 수박

 

洪 海 里



속살이 빨간 푸른 수박
팔딱팔딱
엉덩이를 흔들며 굴러가고 있다
이륜차 뒷자리 수박이 딱풀처럼 딱 붙어 있다
홀라당 벗은 수박이 또
홀딱 벗는다, 오늘 저녁
아니, 백주에도
누군가
포식할 것이다, 수박은 쩍 갈라지고,
잘 익은 까만 씨앗까지도 쪽쪽 빨며
포만의 잠자리를 바다 위에 마련하리라
입에 불을 물고
눈에 쌍불을 켠 흑도깨비들의 잔치 
단단할수록 단번에 깨지는 단순한 수박
덧없는 수박

사랑이란 이름의 달콤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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