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시> 살아 있음을 위하여

洪 海 里 2011. 5. 28. 04:34

살아 있음을 위하여

 

洪 海 里

 

 

바다를 노래할 때 들뜬 가슴 어쩌지 못하는 것은

그리하여 마구 설레는 어린애가 되고 마는 것은

 

바다가 멈추어서 흘러가기 때문인가, 그런가,

세상사 제쳐두고 파도를 피우며 하늘과 놀기 때문인가

 

아니면, 덧없는 세월 부려두고 부지런을 피기 때문인가

뱃속에 춤추는 어군의 노역을 하늘에 받아적기 때문인가

 

아침이면 바다는 수많은 금빛 섬을 솟게 하고

밤이면 반짝이는 별을 안고 꿈 속으로 침잠하고

 

우리들의 가슴속에 고운 꿈을 하나씩 안겨 주는 것을

바다는 알까, 뱃바람이 우리의 길을 닦아 주는 것을.

 

     - 강북문예《삼각산》제4집에 게재.(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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