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없는 수박
洪 海 里
속살이 빨간 푸른 수박
팔딱팔딱
엉덩이를 흔들며 굴러가고 있다
이륜차 뒷자리 수박이 딱풀처럼 딱 붙어 있다
홀라당 벗은 수박이 또
홀딱 벗는다, 오늘 저녁
아니, 백주에도
누군가
포식할 것이다, 수박은 쩍 갈라지고,
잘 익은 까만 씨앗까지도 쪽쪽 빨며
포만의 잠자리를 바다 위에 마련하리라
입에 불을 물고
눈에 쌍불을 켠 흑도깨비들의 잔치
단단할수록 단번에 깨지는 단순한 수박
덧없는 수박
사랑이란 이름의 달콤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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