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이별은 연습도 아프다』(2020)

<시> 우이동솔밭공원 - 치매행致梅行 · 369

洪 海 里 2018. 12. 25. 07:06

 

 

우이동솔밭공원

- 치매행致梅行 · 369

 

洪 海 里

 


 

우이동솔밭공원에는

천 마리 청룡이 살고 있다

소나무마다

머리 위에 푸른 학을 기르고 있으니

늘 맑은 바람이 회오리치고

몸속에는 용을 품고 있어

하늘로 오르려는 용들이 꿈틀꿈틀

용틀임이 한창이다

드디어,

비가 내리퍼붓고 나서

비단안개 치마가 숲을 가리면

천 마리 용이 승천하고

만 마리 학이 날아오르는 광경을

백운 인수 만경이 옴죽 않고

숨죽여 바라보고만 있으니

장관, 장관이 따로 없다.


바로 이곳이 아내의 운동장이었다

아내는 퇴근하고 나면 날마다

공원을 두 시간씩 돌곤 했었다

그런데 아내가 없다, 지금 여기!

                           * 소나무 : http://blog.daum.net/jib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