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정곡론正鵠論』(2020)

<시> 이소離巢

洪 海 里 2011. 7. 19. 04:29

 

 

이소

 

洪 海 里  

 

 

해 뜨기 한참 전

매화나무에서 어밀 찾는 아기새

찌찌찌찌, 찌· 찟 · 찌 · 찟  

안쓰러운 울음소리가 노랗다

지켜보고 있는 곤줄박이 어미새

찌리찍찍 찌리찍찍 애가 탄다

아가야 무서워 말고

어서 허공으로 뛰어내리거라

그곳이 네가 갈 길이란다

아무리 어미새가 목이 메어도

아기새는 바깥이 마냥 두렵다

뛰어내려 어서

세상이란 허공이란다

네 길이 거기 있단다 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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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며칠째 해 뜨기 전인 다섯 시면 어김없이 아기새가 매화나무에서 어미를 찾는다.
찟! 찟! 하는 단음이다.
낮에도 비상연습을 시키는 어미새의 부산한 모습이 눈에 띄곤 한다.
곤줄박이는 흔히 볼 수 있는 참새만한 크기의 예쁜 새다.
아기새가 떨어지기만 기다리고 있는 고양이가 얄밉기 그지없다. 

이 두 편의 글은 곤줄박이를 보고 쓰고 있는 작품이다.
 '이소'의 초고를 잃어버리고 끙끙거리면서 생각을 모아 다시 쓴 것이 '곤줄박이'이다.메일에 저장되어 있는 초고를 한참 후에서야 찾게 되었다.

 

* 홍철희 작가 촬영.

 

                                    * 곤줄박이 : http://blog.daum.net/ch66da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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