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離巢
洪 海 里
해 뜨기 한참 전
매화나무에서 어밀 찾는 아기새
찌찌찌찌, 찌· 찟 · 찌 · 찟
안쓰러운 울음소리가 노랗다
지켜보고 있는 곤줄박이 어미새
찌리찍찍 찌리찍찍 애가 탄다
아가야 무서워 말고
어서 허공으로 뛰어내리거라
그곳이 네가 갈 길이란다
아무리 어미새가 목이 메어도
아기새는 바깥이 마냥 두렵다
뛰어내려 어서
세상이란 허공이란다
네 길이 거기 있단다 아가야.
======================
* 벌써 며칠째 해 뜨기 전인 다섯 시면 어김없이 아기새가 매화나무에서 어미를 찾는다.
찟! 찟! 하는 단음이다.
낮에도 비상연습을 시키는 어미새의 부산한 모습이 눈에 띄곤 한다.
곤줄박이는 흔히 볼 수 있는 참새만한 크기의 예쁜 새다.
아기새가 떨어지기만 기다리고 있는 고양이가 얄밉기 그지없다.
이 두 편의 글은 곤줄박이를 보고 쓰고 있는 작품이다. '이소'의 초고를 잃어버리고 끙끙거리면서 생각을 모아 다시 쓴 것이 '곤줄박이'이다.메일에 저장되어 있는 초고를 한참 후에서야 찾게 되었다.
* 곤줄박이 : http://blog.daum.net/ch66da에서 옮김.
'시집『정곡론正鵠論』(2020)'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시핵詩核 (0) | 2012.12.25 |
---|---|
<시> 여자만 (0) | 2012.07.30 |
<시> 봄이 왔나 (0) | 2011.07.11 |
<시> 손자의 장난감 (0) | 2011.07.11 |
<시> 맏이 (0) | 2011.07.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