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정곡론正鵠論』(2020)

<시> 시핵詩核

洪 海 里 2012. 12. 25. 04:18

시핵詩核

 

洪 海 里

 

 

앞을 보려거든 뒤로 걸어가라

뒤를 봐야 앞이 보인다

똑같은 것은 아름답지 않다

그래서,

신은 같은 것을 창조하지 않았다

뒤로 공격하고 앞으로 후퇴하라

앞도 뒤고 뒤도 앞이다

과녁[貫革]을 뒤에 세워 놓고

시위 없는 효시嚆矢를 앞으로 날려라

보지 않아도 화살은 날아간

살이 날아간 것인지

이 날아온 건지 알 것 없다

끝과 시작은 겹쳐져 있어 무겁다

무심한 바람이 발길을 흔들어 대도

물속 푸른 하늘을 새는 날고

하늘바다 높이 물고기는 헤엄친다

명중하는 표적의 울림을 위하여.

 

      - 계간《시와문화》(2013. 봄호)

      - 계간《시안》2013. 여름호에 '근작시'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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