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간다
洪 海 里
우리는 사이에서 존재한다
사이는 너와 나의 관계, 또는 거리
우리 사이에는 중심이 있다
관계가 감각적이라고 웃기지 마라
중심에는 관념의 그물이 있다
그물코를 빠져나가야 속내가 인다
나는 네 속에서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고
너는 내 속에서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그물눈은 항상 감겨져 있다
시끄러운 세상사 사그러질 뿐
사랑도 아픔도 보내 버려라
꿈도 지우고 가을도 비워 버려라
슬픔과 아름다움도 지워 버려라
꿈이로다, 꿈이로다
눈앞에 어리는 그림자 같은
일순의 꽃철을 지나
아아, 가을은 간다.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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