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솔밭공원 한마悍馬
洪 海 里
우이동 솔밭공원
백년 된 천 그루 솔숲에
고삐도 없는 한마 한 마리
배를 채웠는지 느릿느릿 거닐고 있다
광야에서 외롭게 풀을 뜯고 있던 향수가
바람결에 실려와
평생 비워내던 육신이 이슬에 젖고 있다
한때만 그랬으랴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마저
바람마저 소리만 울리다 가게 했던 공간
그 어디 심지 올릴 한 곳 남아 있어
이렇게 불씨 일고 있는가
자르고 또 잘라 살만 남은 몸으로
초라한 행색의 한 나그네 지나다가
말 옆에서 걸음을 멈춘다
둘 다 아직 맑고 영롱한 눈빛
서로가 비어 있어 가득했던 몸
너나 나나 마찬가지였다고
한마 한 마리 나그네를 등에 업고
우이동솔밭공원 거닐고 있다.
2010.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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