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洪 海 里
한 자루의 명검名劍을 짓기 위하여
무쇠를 수천수만 번 불 속에 넣어 다지고
찬물에 집어넣어 담금질하며
칼을 빚는 장인은
하늘의 기운과
땅의 기를 모아 두드리고 두드린다
하늘과 땅이 하나 될 때
마침내 칼은 빛을 발한다
날이 하나인 도刀는 상대를 베기 위한 것이나
양날의 검劒은 상대와 나를 지키는 것
시인은 가슴속에 양날의 칼을 품고
날마다 벼리고 벼려
칼을 쓰지 않고도, 시인은
아름다운 언어의 꽃을 잘라야 한다
쉿!
- 시집『독종』(2012, 북인)
* dadapoem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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