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독종毒種』2012

<시> 쉿!

洪 海 里 2011. 12. 1. 05:01

 

쉿!

 

洪 海 里

 

 

한 자루의 명검을 짓기 위하여

무쇠를 수천수만 번 불 속에 넣어 다지고 

찬물에 집어넣어 담금질하며

칼을 빚는 장인은

하늘의 기운과

땅의 기를 모아 두드리고 두드린다

하늘과 땅이 하나 될 때

마침내 칼은 빛을 발한다

날이 하나인 도는 상대를 베기 위한 것이나

양날의 검은 상대와 나를 지키는 것

시인은 가슴속에 양날의 칼을 품고

날마다 벼리고 벼려

칼을 쓰지 않고도, 시인은

아름다운 언어의 꽃을 잘라야 한다

 

쉿!

 

- 시집『독종』(2012, 북인)

 

 

 * dadapoem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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