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평론·시감상

산수유와 매화를 만나다

洪 海 里 2012. 3. 22. 07:24

<반기성의 날씨바라기> / 스포츠서울 2012. 3. 16.(금)

 

'산수유와 매화를 만나다'

 

금계랍 먹은 하늘

 

 

노랗게 무너져 내리는

온 세상의 잠

비틀비틀 흔들리는

 

 

노오란 세상

허기진 춘삼월

한낮의 꿈.

         -「산수유」(시집『투명한 슬픔』1996)

 

  "눈부신 금빛으로 피어나는/ 누이야/ 네가 그리워 봄은 왔다" 홍해리의 詩 「산수유 그 여자」, 시집『황금감옥』2008) 중에 나오는 산수유 이야기다. 시인은 봄이면 금빛처럼 피어나는 산수유를 보면 비몽사몽 키니네를 맛본 것 같단다. 그만큼 화사하다는 이야기일 게다.

  남도 지방에는 산수유가 꽃을 화사하게 피워 올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산수유는 기온의 일교차가 적은 곳이면서 배수가 잘되고 볕이 잘 드는 곳에 화사하게 피어난다. 최저 0~5도, 최고 15도일 때부터 꽃이 피기 시작한다. 자라기도 잘 자라고 추위에도 강한 편이지만 저온고지대에서는 피지 않는다. "남자한테 좋은데, 남자한테 정말 좋은데… 말로는 표현할 수가 없고… " 뭐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좋다는 것인지,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시켜 대박을 터뜨렸다는 광고 멘트의 주인공이 산수유다. 동의보감에서는 간과 신장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글쎄다.

 

  봄을 알리는 또 다른 꽃으로 매화가 있다. "저 매화 꺾어 내어 임 계신 데 보내고자/ 임이 너를 보고 어떻다 여기실까?" 정철이 선조 임금에 대한 충정을 매화에 비겨 노래한 시다. "백설이 잦아진 골에 구름이 머흘레라/ 반가운 매화는 어느 곳에 피었는가/ 석양에 홀로 서서 갈 곳 몰라 하노라" 목은 이색은 우국충신들을 매화에 비유했다. 매화는 추위에 굴하지 않고, 차가운 눈 속에서도 피어난다. 맑고 은은한 향기까지 있다. 불의에 굽히지 않고 청빈하게 살아가는 선비의 기개와 기품을 느끼게 하기에 선비들에게 사랑받았을 것이다. 매화는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3도 이하로만 내려가지 않으면 꽃을 피워 올린다. 매화 열매인 매실로 음식조미료로 쓰면 짱이다.

봄꽃들은 날씨에 따라 개화시기가 달라진다.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이 기온과 강수량이다. 올 2월은 평년보다 기온이 약간 낮았고 비도 덜 내렸다. 3월은 하순부터 기온이 다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봄꽃 개화시기는 예년과 비슷할 것이다.

  광양매화축제는 3월17일~25일, 해남의 땅끝매화축제는 3월24일~25일 열린다. 산수유 꽃 축제로는 구례 산수유 꽃 축제(3월23일~25일)와 이천 백사 산수유 꽃 축제(4월6일~8일)가 있다. 아름다운 봄날 꽃축제에 다녀오는 것은 어떨까?

<케이웨더 예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