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洪 海 里
아득하더니
아련하더니
슬슬슬 풀리는 여린 햇살로
나른나른 흐르는 물소리로
스멀스멀 오르는 아지랑이처럼
싸목싸목 번지는 물안개처럼
수런수런거리다
아슴아슴 일어서다
가야금 현 위를 사뿐사뿐 다니면서
이 현 저 현 통통통 튀어 다니면서
순식간에 금빛으로, 은빛으로
자글자글 천사만사千絲萬絲로
봄은 와도 오지 않고
봄은 가도 가지 않고.
- 시집『독종』(2012, 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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