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독종毒種』2012

<시> 봄날

洪 海 里 2012. 3. 25. 03:51

 

봄날

 

洪 海 里

 

 

아득하더니

아련하더니

 

슬슬슬 풀리는 여린 햇살로

나른나른 흐르는 물소리로

 

스멀스멀 오르는 아지랑이처럼

싸목싸목 번지는 물안개처럼

 

수런수런거리다

아슴아슴 일어서다

 

가야금 현 위를 사뿐사뿐 다니면서

이 현 저 현 통통통 튀어 다니면서

 

순식간에 금빛으로, 은빛으로  

자글자글 천사만사千絲萬絲

 

봄은 와도 오지 않고

봄은 가도 가지 않고.

 

 

- 시집『독종』(2012, 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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