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독종毒種』2012

<시> 콩

洪 海 里 2012. 3. 10. 10:23

 

洪 海 里

 

 

도리깨에 두들겨 맞는 콩꼬투리

콩콩 튀어나가는 콩, 콩, 콩

먹고 살기 힘들다고

콩 튀듯 버럭버럭 화를 내는 사내야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고

콩이야 팥이야 할 것 없다

그러다 콩고물은 고사하고  콩가루 된다

콩노굿 일 때 콩밥먹을 일 있겠느냐

오늘은 콩나물 시루에 물이나 주고

콩 갈아 두부 쑤어 막걸리나 한잔하자

눈에 콩깍지가 씌면 보이는 게 없다

이웃집 과부 함평댁 생각이나 하면서

어깨에 힘주어 도리깨나 내리치자

탁,

탁!

 

 

- 시집『독종』(2012, 북인)

 

                                      * 2012 <우리詩여름자연학교> 교재에 게재.(2012. 8. 25. ~ 26. 도봉숲속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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