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시> 여름紀行

洪 海 里 2012. 7. 15. 17:24

 

여름紀行

 

                        洪 海 里

 

 

칠석날 밤 우리는

'나폴레온'을 털어넣고 있었다

검은 망또를 입은 사내들이

우리 가슴을 찍어눌렀지만

우린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진양호 호면을 설레던 바람

창밖에 와 나뭇잎새를 흔들어

우수수수 빗방울을 듣게 했고

우린 그 여름밤을 떨면서

짧은 밤을 길게 밝혀야 했다

《닭은 언제 우는가》를 이야기하면서

죽은 새를 논하고 꽃을 피웠다

살아 있는 밤새들은 쩍쩍 울었고

새벽은 가까이 밝아오고 있었다.

                            - 경일詩壇(1977)

 

 

* 1977년 진주에 있던 김석규 시인의 초대로 이영걸 시인과 함께 내려가

그곳의 정순영 시인과 함께 만났던 날의 스케치입니다.

《닭은 언제 우는가》는 김석규 시인의 시집, '경일詩壇'은 경남일보의 시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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