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개새끼야

洪 海 里 2012. 7. 16. 03:19

 

 

 

개새끼야

           洪 海 里


이승의 가난한 찰나였으나
너는 꽃이었고
웃음이었다
피었다 지는 것이 목숨이지만,

무관심과 눈감아주기에 익숙해진
회색의 도시
그 변두리에서
겨우 5년을 살고 간 영호야!

30분간의 기나긴 외로움은
지상에서 처음인 마지막의 고독은
무방비상태의 투쟁은,

5년간의 생애보다
더---
길었다.

개는 개다 개는 개다 개는 개다
이 개새끼야
물어야 할 것은 물지 못하고
죄없이 어린 순진무구를 물어뜯은
이 개새끼야!

저 높은 담 철망 속의 어둠이나
대낮을 활보하는 낮도깨비들이나
보이지 않는 눈물나는 절망이나
물어뜯을 일이지 이 개새끼야!
(1977. 1. 9.)

* 개가 사람을, 그것도 겨우 다섯 살된 백영호 군을 물어 죽인 사건이 있었다.

도사견 주인인 여자는 개를 사살하려는 경찰에게 개를 죽이려면 자기를 죽이라고 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당시에는 발표할 수도 없었던 글이다.

 

* 개가 사람을 물어도 대단한 뉴스는 못 된다. 그러나 사람이 개를 물면 기막힌 뉴스감이 된다. - 찰스 디너(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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