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處暑
洪 海 里
풀벌레 소리 투명하여
귀그물[耳網]에 걸리지 않는다.
왜 그런가 귀 기울여 들어보니,
'무소유無所有란 소유한 것이 없음이 아니라
"무無"라는 가장 큰 것을 소유함이니
가장 작은 것이 가장 큰 것인 것처럼
유有와 무無는 하나니라' 하고
풀어내는 것이었다.
그러니 속도 절도 없는 내 귀에 들릴 리 있겠는가
속절없는 일이다!
투명한 것은 바로 칠흑이라서
그냥 귀에 가득 차는 것이니
들어도 들리지 않는 허공일 뿐
소리 없는 노래였다.
그것이 바로 무소유였다.
-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도서출판 움,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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