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2016

<시> 처서處暑

洪 海 里 2012. 8. 14. 12:06

 

처서處暑

 

洪 海 里

 

 

풀벌레 소리 투명하여

귀그물[耳網]에 걸리지 않는다.

 

왜 그런가 귀 기울여 들어보니,

 

'무소유無所란 소유한 것이 없음이 아니라

"무無"라는 가장 큰 것을 소유함이니

가장 작은 것이 가장 큰 것인 것처럼

와 무는 하나니라' 하고

풀어내는 것이었다.

 

그러니 속도 절도 없는 내 귀에 들릴 리 있겠는가

속절없는 일이다!

 

투명한 것은 바로 칠흑이라서

그냥 귀에 가득 차는 것이니

들어도 들리지 않는 허공일 뿐

소리 없는 노래였다.

 

그것이 바로 무소유였다.

 

 

 -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도서출판 , 2016)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2016'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적막을 위하여  (0) 2012.09.26
<시> 거미줄  (0) 2012.08.27
<시> 구멍  (0) 2012.04.02
<시> 대나무론  (0) 2012.01.15
<시> 동지冬至  (1) 2011.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