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릇, 꽃을 위하여
洪 海 里
한겨울 내내 눈감고 누워
허위허위 널 기다린 세월이었다
너는 어디쯤 오고 있는가
텅 빈 지상은 햇빛 찬란한 지옥이구나
몇 번이나 달이 부풀었는지
그러다 소리 없이 봄날이 갔다
기다리는 것이 사랑이라고
뜬눈의 한 생, 목탁소리 한 번 들은 적 없으나
절명의 삶은 결코 죽은 것이 아니지만
나 없는 세상 푸른 울음 사라지고
통곡 같은 불꽃으로 넘쳐나리라
때늦게야 솟아오를 널 참지 못하고
내가 떠난 세상 부디 극락이거라
올해도 하릴없이 나는 돌아간다, 이제
여름내 탈옥을 꿈꾸는 외로운 잠에 들리라
영원히 못 이룰 상봉의 천년 꿈을 위하여.
* 위의 꽃무릇[石蒜]과 아래의 相思花 : 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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