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시집『금강초롱』(2013)

<시> 동백 등불

洪 海 里 2013. 4. 21. 19:55

 

동백 등불

 

洪 海 里

 

 

먼저 간 이들

길 밝혀 주려

동백은 나뭇가지 끝끝

왁자지껄 한 생을 밝혀

적막 허공을 감싸 안는다.

 

한 생이 금방이라고

여행이란 이런 것이라고.

 

지상의 시린 영혼들

등 다숩게 덥혀 주려고

동백꽃

야단법석 땅에 내려

다시 한 번 등을 밝힌다.

 

사랑이란 이런 거라고

세월은 이렇게 흘러간다고.

 

 

 

      

       * 詩壽軒의 詩畵 : 왼쪽부터 임보 시인의 '자벌레', 이무원 시인의 '탑', 洪海里의 '시인이여

          詩人이여'와 강연균 화백의 그림 '소녀'   - 나영애 님 촬영.(2013.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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