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詩> 석모도

洪 海 里 2012. 11. 1. 19:24

 

 

 

석모도席毛島 소묘

 

 洪 海 里

 

외포나루에서

석포나루

손끝에서 노는

괭이갈매기

 

   

낙가산洛伽 보문사普門

꽃 속 굴법당窟法

눈썹바위 천인대

솔바람 설법

 

  

난바다 물목마다

까치놀 피면

갈매기 날개 타고

조는 돌부처

 

 

 

계단 따라 오르다

지친 저물녘

밀물지는 사하동寺下

하늘밥도둑.

 

   -시집『난초밭 일궈 놓고 (1994, 동천사)

 

 * 석모도 : 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

 

 

 

해설

 

  석모도는 인천 강화군 삼산면에 딸린 섬으로 면적이 42.4㎦이고, 해안선 길이는 43.8km이다. 남서쪽과 북쪽에 산지가 있을 뿐 대부분이 평지로, 농업과 수산업이 주산업이다. 주요 농산물로는 쌀 보리 콩 감자 등이 생산되며, 근해에서 병어 새우 숭어 꽃게 등이 잡힌다.   또 넓은 간석지에서는 굴양식이 활발하다.

  강화도 외포항과의 사이를 정기여객선이 수시로 운항한다. 지방유형문화재 제57호인 보문사 석실과, 제 65호인 보문사 마애석불좌상이 매음리에 있다. 보문사는 매음리 낙가산에 있는 절로 회정이란 인물이 창건한 때가 635년이다. 649(진덕여왕)년에 어부들이 불상과 나한 · 천진석상 22구(軀)를 바다에서 건져내어 천연석굴 안에 봉안함으로써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시인은 강화도 외포나루에서 배를 타고 석모도를 찾았다. 괭이갈매기가 배를 따라 사람들 가까이 날아다녀 손끝에서 노는 듯하다. 울음소리가 고양이 울음소리와 비슷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이 갈매기는 고기 떼가 있는 곳에 잘 모이기 때문에 어부들이 어장을 찾는데 도움을 줘 예로부터 어부들의 사랑을 받았다.

  석모도에 내려서는 그 유명한 낙가산 보문사, 연등을 빼곡히 달아 놓아 꽃 속에 묻힌 듯한 굴법당, 눈썹바위 천인대를 둘러본다. 솔바람 문득 부니 설법을 듣는 듯하다. 난바다에는 어느덧 물목마다 까치놀이 피고 있다. 계단 따라 오르다보니 날이 저물고 어둠이 오는 것이다. 그 어둠의 기세가 마치 밥도둑이 밥을 금방 먹어치우듯 하늘을 집어삼켜 하늘밥도둑 같다. 저물녘이 하늘을 먹는 듯이 생각하여 하늘밥도둑이라 표현한 것이 시인답다.

(참고 : '땅강아지'를 '하늘밥도둑'이라고도 하나, 여기서는 하늘을 집어삼킨다고 인식하여 그같은 비유를 사용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시를 찾아 떠나는 여행』(박호영 저, 한성대학교 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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